공정위,필립스전자 가격불공정 '철퇴'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필립스전자가 대리점에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거래되는 소형가전 제품의 최저 판매가격을 미리 정해주고, 이 가격 아래로 팔지 못하도록 강제해 공정위로 부터 수십억의 과징금을 물게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필립스는 이같은 시장 지위를 악용, 지난 2010년 8월 온라인시장 가격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온라인 TF`를 구성, 총 49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온라인시장의 할인판매 통제방안과 오프라인시장, 인터넷 종합쇼핑몰, 오픈마켓 등 유통채널별 가격경쟁 차단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필립스는 2011년 5월 4일 제21차 온라인 TF 회의에서 “필립스가 판매하는 소형가전 전제품은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50% 이상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가격정책을 수립했다.

회의 직후 각 대리점에 이같은 가격정책을 하달, 위반시 출고정지와 공급가격 인상 등 불이익을 준다는 점을 고지했다. 실제로 필립스는 자신의 가격정책을 지키지 않는 대리점들을 파악해 출고정지, 공급가격인상, 전량구매요청 등의 불이익을 줬다.

저가로 판매되는 제품의 유통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제품 포장박스에 대리점 별로 구별할 수 있는 이른바 `마킹`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관세(8%)가 폐지된 이후에도 유럽산 소형가전제품의 가격하락을 막은 불공정행위에 대한 첫 제재”라며 “최근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온라인시장에서의 가격할인 경쟁을 막아 결국 온·오프라인 시장 전체의 가격경쟁을 차단한 위법 사실을 처벌함으로써 제품가격 거품이 없어지고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필립스는 전기면도기(61.5%)를 비롯해 음파전동칫솔(57.1%), 전기다리미(45.2%), 커피메이커(31.3%), 음식제조 가전(28.4%) 등 소형가전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