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미래에셋 그룹의 박현주 회장이 작년 그룹 비상장 기업(30개 계열사 중 상장기업은 미래에세증권과 와이디온라인 두곳 뿐이다)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69억1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에 박 회장이 가져 간 비상장 기업 배당금도 163억원에 이른다. 재벌들의 '몰래 재테크'로 불리는 비상장 배당에서도 박 회장과 미래에셋은 상당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받게 되는 배당금 41억원 전액을 '미래에셋박현주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금 총액을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총 103억여원이라는 거금을 선행에 사용하게 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227억원, 1037억원으로 전년대비 24%, 28% 감소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서 창업 당시부터 기업의 핵심가치로 사회적 책임을 꼽아왔다"며 "젊은 인재들에 대한 투자만이 한국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고 귀띔했다. 이번 기부는 박 회장의 창업정신이 현실화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미래컨설팅이란 박현주 회장 개인 회사를 통해 삼성그룹 이건희 일가 같은 순환 지배구조를 이루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미래에셋을 대표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이들 세 회사의 주식 소유현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위상'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 회장 일가가 62.56%의 지분, 이어 미래에셋컨설팅이 32.23%를 소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경우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이란 회사가 등장한다. 이들 회사의 지분 36.98%, 59.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는 역시 박현주 회장 일가로 49.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 역시 11.77%를 갖고 있다.
그 외에도 미래에셋컨설팅은 부동산일일사 14.76%, 그룹 광고회사인 브랜드 무브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등 그룹 내 주요 '포인트'에 위치한 회사들의 주식을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결국 미래에셋 그룹의 '넘버 투'는 미래에셋컨설팅인 셈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미래에셋컨설팅 지분구조는 철저히 혈족 중심이다. 일단 박현주 회장이 48.63%를 갖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부인 김미경씨가 10.24%, 이어 박 회장 자녀 세 명이 각각 8.19%를 갖고 있다. 그밖에 혈족 2∼4촌 몫까지 더하면 박 회장 일가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은 무려 91.86%에 이른다.
미래에셋의 '덩치'를 감안하면, 이와 같은 지배구조는 '후진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현황'만 봐도, 미래에셋은 이미 자산 총액 기준 35위의 '골리앗'이다. 금융대기업으로는 농협에 이어 두 번째 '거물'이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은 이런 규모에 비해 비상장 비율이 높다. 국내 30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와이디온라인 등 단 2개뿐이다. '넘버 투' 미래에셋컨설팅은 물론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생명 등 '대표기업'도 모두 비상장사다. 그룹 운영의 투명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래에셋컨설팅의 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컨설팅 2011년 매출액은 125억7천8백만원. 그 중 미래비아이 27억9천6백만원, 미래에셋생명 14억1천2백만원, 미래에셋자산운용 9억2천4백만원, 푸른산 6억원, 브랜드무브 3백만원, 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 1백만원 등 그룹 내 매출은 모두 57억3천6백만원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은 물론이다.
문어발식 업종 확대를 통한 중소업종 잠식도 대기업이 많은 비판을 받는 대목. 미래에셋도 그 '길'을 따르는 모양새다. 최근 미래에셋은 와인 수입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캐피탈 자회사 휴네스트를 통해 와인수입전문업체 그랑뱅을 설립한 것이다. 미래에셋 측은 "영리 목적은 없다"며 그룹 골프사업 VIP를 위한 와인 공급이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와인사업만이 아니다. 현재 그룹 '넘버 투'이자 박 회장 일가 '혈족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빌딩 1층과 수하동 센터원 빌딩에 '브라운 벤치' 2곳과 또 다른 카페인 '크리에이트(Cre8)'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와인 수입 사업과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단 "사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란 말이 눈에 띈다. 하지만 22일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미래에셋 직원들에 대한 별도 할인 혜택은 없다"고 말했다.
"카페 수익금을 전액 사회에 기부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 대기업들의 카페나 베이커리 운영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해명도 뒤따른다. 언론보도를 보면 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3000만 원의 기부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박현주 회장의 비상장 배당금액을 떠올리면 매우 옹색하게 보인다. 박 회장이 작년 그룹 비상장 기업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69억1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에 박 회장이 가져 간 비상장 기업 배당금도 163억원에 이른다. 재벌들의 '몰래 재테크'로 불리는 비상장 배당에서도 박 회장과 미래에셋은 상당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