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윤식 기자] 올해 하반기 TV시장의 최대 이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출시시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젼소(CES)에서 55인치 OLED TV를 나란히 공개했고,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가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면서 하반기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OLED TV가 잘 팔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시시기가 더 늦추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OLED TV 출시와 관련, "비싼 가격에 판매하면 소비자들의 외면이 뒤따를 것"이라며 "그렇다고 회사가 마냥 손해를 보고 판매할 수도 없어 55인치 OLED TV 출시가격은 1천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올해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앞다퉈 글로벌 시장에 최신형 3D TV를 내놨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 1천만원 대의 가격이 예상되는 OLED TV도 판매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TV시장 이익규모가 최근 몇 년간 줄어든 적이 없었으나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55인치 OLED TV를 소비자 구입 가능 적정선에서 합리적 가격을 내놓는 방향으로 OLED 패널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을만큼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출시를 포기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특수가 실종되다시피 한 2012년 상반기 글로벌 TV시장의 침체로 인해 고가 OLED TV의 출시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 삼성전자, LG전자에 OLED 기술 뒤져
이런 가운데 마케팅 전문가들은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글로벌 업체보다 앞서 나가며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업체인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지난달 25일에야 OLED 공동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대만·중국 업체들도 기술력이 한 참 뒤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OLED TV기술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LG전자는 3D TV에서도 삼성전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발광하는 적색·녹색·청색(빛의 3원색) 유기물을 저온폴리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에 수평으로 증착해 색깔을 구현하는 RGB(적·녹·청) OLED를 채용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옥사이드 TFT 기판 위에 적색·녹색·청색 유기물을 수직으로 증착한 후 개별 화소에서 발광된 빛이 컬러필름(컬러 리파이너)을 통과해 색깔을 나타내는 W-RGB(화이트-적녹청)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WRGB 방식은 RGB 방식에 비해 초고해상도 화질 구현에 탁월하고 대형화가 용이하다.
그 동안 RGB 방식의 OLED TV는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샤프, 도시바 등이 개발해 왔지만, LG전자는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초고화질 구현과 대형화에 장점이 있는 WRGB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올해 초 세계 최대 크기의 55인치 OLED TV를 선보였고, 일본과 대만 업체들도 WRGB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추세다.
또 LG전자의 55인치 OLED TV는 지난 5월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계적인 디자인상인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 'IDEA 2012'에서도 은상을 수상해 국내외에서 기술과 디자인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다.
이런 탓인지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부 사장은 최근 ‘삼성 지펠 T9000 신제품 냉장고 발표회’에서 신제품이 세계 최대용량(900리터)과 사고전환을 통한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춘 신개념 냉장고라면서 우수성을 연신 강조하면서도 OLED TV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의 최신 세계TV시장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아직까지 시장에서 팔린 적이 없는 OLED TV는 올해 첫 선을 보인 뒤 2만대 판매에 그치겠지만 2013년 25만대, 2014년에는 225만대가 판매되며 해마다 10배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2015년에는 500만대 시장을 형성해 PDP TV(259만대)를 앞지르고, 2016년에는 1000만대(점유율 4%)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OLED TV가 `차세대 TV`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김윤식·서성훈 기자 jkn@jk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