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멕시코 좌파진영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연일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등 대통령 선거 개표결과에 대한 불복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주요 일간지인 '레포르마' 등에 따르면, 전날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에서는 대학생과 노동자, 좌파 인사 등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부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제도혁명당(PRI)의 페냐 니에토(45)를 대선 승리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당국의 대선 개표결과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선거당국의 공식 개표결과가 나온 뒤 열린 최대 규모 시위다.
이들은 도심 한복판을 가득 메우고 "페냐 니에토 아웃(OUT)", "PRI없는 멕시코", "민주주의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멕시코시티뿐만 아니라 전국 30개 이상 도시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대선 불복종 운동'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측은 지난 6일 밤 나온 대선 공식결과가 예비 개표결과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종전에 문제를 삼았던 당국의 개표과정보다는 페냐 니에토 측의 불법 선거운동에 초점을 맞춰 조만간 페냐 니에토와 PRI가 금품살포를 매개로 매표행위를 했다는 주장 등을 담은 소장을 법원에 내는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좌파진영의 목소리와 대중 시위가 결합될 가능성은 작지 않다.
선관위(IFE)의 공식 개표결과에 따르면, 페냐 니에토는 38.2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1.59%를 얻는 데 그친 로페스 오브라도르를 300만표 이상 표차로 따돌리며 대선 승리를 확정지었다.
멕시코 연방선거재판소는 선관위의 개표결과를 검토한 뒤 9월 중 대선 승리자를 공식 발표할 계획인데, 2006년 대선 전례로 미뤄볼 때 선거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선거재판소는 2006년 대선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측의 개표부정 주장에도 당시 집권당 후보였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