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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1포인트 급락하며 1800선 붕괴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다 옵션만기일이 겹치며 2% 넘게 폭락한 탓에 1800선이 다시 붕괴됐다.

특히 금리인하는 호재는커녕 국내 경기 악화의 증거로 작용하며 폭락의 원인이 됐다.

금리인하 영향으로 옵션만기일을 맞은 프로그램이 5000억원 이상의 매물이 쏟아져나왔다. 장 마감 동시호가 때 3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기준금리 인하로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1.00포인트(2.24%) 급락한 1,785.3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기준으로 1,8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4일 1,783.13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1.43포인트(0.08%) 오른 1,827.82으로 시작한 이후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오전 중 하락세로 들어섰으며 오후 들어 급격히 낙폭을 확대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오전 1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하향조정하면서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처음에 무덤덤하게 반응했던 코스피는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악화의 증거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락을 면치 못했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상태(백워데이션·현물 고평가 상태)가 되면서 동시호가 때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5천89억원 대거 출회된 점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발 악재도 있었다.

스페인의 추가 재정확충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부양책 실시 기대가 약화되며 지수 반등 시도는 불발로 돌아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확인 결과 당장 3차 양적완화가 채택될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에 대한 실망감이 매물을 불렀다.

또 중국에선 2분기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호주 고용보고서가 발표됐는데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2만7000명 감소로 나왔다. 상품위주 산업이 발달된 호주의 경기 둔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고조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국내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데다, 옵션만기 영향으로 지수가 장막판 급락했다. 내일 발표를 앞둔 중국 경기지표도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될때까지는 반등재료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19억원, 1392억원을 각각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은 4903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옵션만기일을 맞아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3260억원, 2548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총 5809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동시호가에서만 무려 3400억원 어치의 매물이 출회됐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경기둔화가 확산된 탓에 선물이 저평가된 탓이 컸다. 특히 변액보험 물량이 종가기준으로 2381억원이 매도되는 등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48%)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음식료품의 하락폭이 4.74%로 가장 컸다. 또 운수창고(-3.36%), 보험(-2.92%), 철강금속(-2.69%), 화학(-2.59%) 등이 크게 하락했다.

금융업(-2.43%), 기계(-2.28%), 운송장비(-2.27%), 유통업(-2.18%), 전기전자(-2.15%), 은행(-1.36%), 건설업(-1.28%), 전기가스업(-1.26%), 증권(-1.23%), 통신업(-1.11%) 등의 하락폭도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50위권 내에서는 KT&G(3.81%)와 SK(0.70%)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KT와 삼성전기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09만1천원으로 2.42%(2만7천원) 떨어져 110만원선을 내줬다. 현대차는 3.10%, POSCO는 2.99%, 기아차는 1.23%, 현대모비스는 2.19%, LG화학은 3.45% 각각 떨어졌다.

현대중공업(-1.77%), 삼성생명(-2.64%), 신한지주(-3.27%), 한국전력(-1.78%), SK하이닉스(-3.05%), KB금융(-2.18%), SK이노베이션(-2.82%) 등도 모두 내렸다.

경기후퇴 우려에 롯데쇼핑(-4.49%), 오리온(-4.85%), 이마트(-4.08%), 신세계(-2.89%) 등 소비관련주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대한생명은 5.17%나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주요 종목별로 한솔테크닉스가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2.5% 상승했고 LG유플러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1.0% 올랐다.

현대홈쇼핑이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 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5.0% 뛰었고, 메리츠금융지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9%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는 2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205종목 오름세, 4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616종목 내림세를 보였다. 75종목은 보합.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55포인트(1.13%) 하락한 486.38로 마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곧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안랩은 3.70% 급등했다.

갤럭시S3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관련주로서 성장이 기대된다는 증권사의 분석에 멜파스가 4.90%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모바일리더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1370원(14.61%) 오른 1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클라우딩 시스템을 이용해 행정정보 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정책을 구상 중이라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13개 등 284개 종목은 오름세를, 하한가 3개 등 659개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 56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60원 오른 1151.5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