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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시민단체 활동가들, 공제회 창설 나서… '사회적 은행' 목표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공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자신들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공제회 창설에 나섰다.

교직원, 군인, 사회복지사 등 직군별 공제회는 많지만 시민단체 활동가 공제회가 구성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시민사회풀뿌리활동가공제회'(가칭) 실무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사회연대은행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YMCA 전국연맹,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등 여러 시민단체는 지난 5월 실무추진위를 결성해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비영리 민간단체 종사자의 생활여건 개선과 상호부조를 위해 공제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3월 발기인대회를 목표로 25일부터 서울·경기·대전 등지의 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다음 달에는 공제회 설립과 근거법 마련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민간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

가입대상은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작년 9월 말 기준 9천900여개) 및 미등록 임의단체 상근자로 가입자격을 최대한 개방할 계획이며 설립 첫해에 5천여명의 회원 가입을 예상하고 있다.

공제회는 회원들에게 생활안정자금과 주택 전세·구입자금, 학자금 대출 등 금융서비스는 물론 건강검진비용, 금융수수료, 숙박시설 이용료 할인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재정이 열악한 시민단체에 사업비를 융자해주고 사회적 기업 창업보육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금전적 이익만 추구하는 제도 금융권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윤리·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은행'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꿈꾸고 있다.

현재는 공제회 설립 근거를 마련할 특별법이나 조례 제정, 초기 설립단계에 필요한 기금 확보 등이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

사회연대은행의 안준상 실장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위한 공제회의 필요성은 오랫동안 제기됐다. 공제회를 통해 '활동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고 불안한 생활여건 때문에 숙련된 인력이 이탈하는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