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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 중·고교서 원어민 보조교사 사라진다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내년부터 서울 중·고등학교에서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가 대부분 사라진다.

이는 원어민 보조교사가 기초 회화 중심의 초교 수업에서는 성과가 좋지만 독해·문법 비중이 커지는 중·고교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학부모가 한국인 영어 교사를 선호하는 경향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학부모 1만1900여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2.2%가 바람직한 영어 교사로 '영어 회화 실력이 좋고 수업을 잘하는 한국인 교사'를 꼽았다.

시교육청은 30일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초등학교에서만 운영하고 시내 중·고교에 배치된 인력을 내년 2월까지 전원 감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시교육청은 당장 다음달까지 고교의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180여명 중 서울국제고와 영어 중점학교 10곳에 필요한 인원 20∼30명만 빼고 모두 없애기로 했으며, 내년 2월까지는 중학교에 있는 원어민 보조교사 260여명 중 영어 중점학교에서 일할 4명만 제외하고 전원 감축한다.

시·구가 채용한 중·고교 보조교사도 중학교 인원 20명을 유지하기로 한 강남구 등을 제외하고 연내에 모두 감축할 예정이다.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가 한국 체류를 더 원할 경우에는 복무·자료개발 실적과 수업 실기를 평가하는 심사를 거쳐 초교로 재배치한다.

1995년 도입된 원어민 보조 교사는 '체류비, 항공료 등 비용대비 효과가 낮다'는 지적과 '공교육이 회화 수업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쓸모가 있다'는 주장이 엇갈려 논란이 적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이미 예산이 삭감돼 인원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외 연수 경험이 있는 젊은 한국인 교사가 늘어나는데다 TEE(영어로 하는 영어 수업) 인증제도 보급돼 공교육의 질이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