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4·11 총선 관련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중인 부산지검은 중간 전달자로 꼽히는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의 자택에서 돈을 옮겨 담은 것으로 지목된 루이뷔통 가방을 압수했다.
부산지검은 지난 4일 조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의 비서 정동근(37)씨가 조씨에게 건넨 3억원을 옮겨 담았다는 루이뷔통 가방을 발견, 압수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8일 오전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의 부산 사하구 괴정동 자택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자택, 현 의원의 서울 자택, 현 의원 남편 회사의 재무담당 이사 자택 등 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루이뷔통 가방을 발견함에 따라 정씨가 돈 운반에 사용했다는 은색 쇼핑백이나 돈뭉치, 공천로비를 시사하는 메모 등을 찾으려고 현 전 의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전 의원이 부산에 머물 때 해운대 모친 자택을 이용하는데도 평소 텅 비어 있는 사하구 자택만 덮치는 바람에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지 무려 4일만에 현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 실효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 의원 남편 회사 재무담당 이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현 의원이 공천헌금 등 불법 자금을 조성한 경로와 구체적인 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현 전 의원은 4·11 총선이 임박한 3월15일 정씨와 조씨를 거쳐 현 의원으로부터 공천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 당일인 지난 3월15일 조씨와 현 전 의원이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의원은 사건 당일 조씨와 통화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당일 조씨가 현 전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조씨의 휴대전화 발신내역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현 전 의원이 현 의원과 공천심사 기간에 수차례 통화한 사실을 밝혀내고 두 사람 사이의 돈거래 의혹을 제기한 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현 의원과 현 전 의원, 조씨를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하면서 검찰에 넘긴 조사자료가 무려 100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0여 페이지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