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골치덩이' 해파리로 화장품 만든다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수온 상승으로 인해 우리나라 해역에 급격하게 증가해 수산자원을 망치는 것은 물론, 인명까지 해쳐 골칫덩어리가 된 해파리로 화장품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22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해수욕장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가고 연간 수천억원의 어업 피해를 가져온 해파리 떼를 퇴치하기 위해 해파리로 화장품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로 최근 해파리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달 10일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8세 여아가 양다리와 손등에 해파리 독침을 맞고 숨졌고, 15일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 45명이 해파리에 쏘여 응급치료를 받았다.

또 민어, 병어, 젓새우 등 어업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쳐 연간 피해액이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9년에는 해파리 때문에 젓새우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그물에 걸리는 해파리는 수없이 많은데도 식용이나 공업용 등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어 대부분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화장품 연료로 쓰이는 콜라겐이 풍부한 해파리를 상품화하는 해파리 퇴치 묘안을 내놨다.

해파리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한편 어민 소득을 늘릴 수 있어 실제 추진만 가능하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현재 콜라겐을 추출하는 연구를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한 상태인데, 해파리 몸의 수분 성분이 97%에 달해 이를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연구의 성공 여부는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수분 제거 비용을 낮추는 데 달렸다.

정부는 또 어민들이 그물에서 건진 해파리를 바다에 다시 버려 다른 어선에 피해를 주는 사례를 막기 위해 어업 도중 잡힌 해파리는 수매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번 잡힌 해파리를 수매하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9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해파리를 사들이고 피해가 줄어들지 않으면 내년에도 수매를 계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파리 제거망을 설치한 어선들을 활용해 대대적인 퇴치작업도 벌이기로 했다.

최근 전남 신안과 군산 해역에서 제거한 해파리만 무려 214t에 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파리가 어업 피해는 물론 인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면서 "다각적인 방안을 활용해 해파리 피해를 최대한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