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7월 국제수지상 '건설서비스 지급'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업체의 외국 건설수주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결과 외국에 치른 건설대금이 급증한 결과다.
국내 건설경기가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재외수주를 통해 건설사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국내 일자리는 늘지 않는 산업-고용 괴리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7월 건설서비스 지급은 5억4160만달러로 지난 2006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서비스 지급은 그동안 1억~2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부터 3억~4억달러로 대폭 늘었고, 올해는 1~7월까지 모두 28억3000만달러(매월 4억 달러 수준)로 전년 동기 대비 79.4%나 급증했다.
건설대금 지급의 증가는 국외 건설수주 증가에 따른 것이다.
건설서비스 지급에는 외국 건설사의 국내수주뿐 아니라 국내 건설사가 외국 현장에서 원자재·인력 등을 위해 쓴 비용까지 잡힌다.
홍경희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은 "최근 건설서비스 지급 증가는 외국 현장에서 우리 업체가 재화와 서비스를 사들인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현재 국외수주에 진력하고 있다.
한국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건설사의 국외건설 수주는 2005년 108억달러에서 지난해 591억달러로 5.5배 확대됐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국내 건설시장의 상황이 워낙 좋기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실질 건설수주액은 2007년 235조원에서 2010년엔 159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건설업체 수는 2000년 6만7000개에서 2010년 9만7000개로 3만여개나 급증, 작아진 파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
실제로 건설업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7.1%였으나 지난해는 1.8%까지 급감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상장 건설사 33개 가운데 42.4%인 14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현재 건설서비스 지급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외 현장에서 현지 인력을 많이 쓰고 일부 부문은 외부용역을 주면 결국 건설사가 순수하게 손에 쥐는 것은 수주액에 비해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서비스 지급이 증가하면 국제수지 개선 효과도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내 건설사의 국외수주는 대부분 '시공'으로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
아울러 대표적으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인 건설업의 재외수주가 많아질수록 건설사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국내 일자리는 늘지 않는 산업-고용 괴리현상 역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건설업체가 국외로 나가지 않으면 국내에서 공멸할 수 밖에 없어 건설사의 국외 수주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