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전산시스템 개선을 이유로 툭하면 카드 결제와 부가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고 있어 일부 고객들이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카드까지 사용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등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과 7월22일에도 새벽에 시스템 정기 점검을 이유로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중지한 바 있는 신한카드는 오는 27일 0시부터 내달 2일 오전 8시까지 카드론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다.
포인트 전환과 캐시백은 27일 0시부터 내달 2일 오전 7시까지 이용할 수 없으며, 리볼빙, LOVE카드 관련 서비스, S-MORE 카드 관련 서비스는 28일 0시부터 내달 2일 오전 7시까지 안 된다.
국외 긴급카드 발급은 28일 오후 9시부터 내달 2일 오전 1시까지, 가상 계좌 입금은 28일 오후 9시부터 내달 2일 오전
7시까지 중단된다. 카드 한도 변경과 한도 상·하향 요청은 28일 오전 8시부터 내달 2일 오전 7시까지 막힌다.
내달 1일 오후 11시50분부터 2일 0시20분까지 30분간은 국내외 현금서비스와 체크카드 승인, 안심클릭 거래, 선불·기프트카드 승인을 중단한다.
카드사가 주요 서비스를 이렇게 장시간 동안 중단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한카드는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면서 불가피하게 며칠간 관련 서비스를 중지하게 됐다는 입장이지만 장시간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하자 고객 반발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업계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주말 새벽에 1시간 정도만 전산 작업을 이유로 카드 서비스를 중단해도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데 나흘간이나 시스템을 멈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카드사들이 시스템 정비 등을 이유로 툭하면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어 고객들은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16일 새벽에 1시간 동안 시스템 개선을 이유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카드 분실·해제 신고, 이용 내역 조회, 카드론·현금서비스 신청, 체크카드·기프트 카드 결제를 중지했다.
하나SK카드도 여신금융협회의 전산 작업을 이유로 8월31일 오후 10시부터 9월 1일 오전 6시까지 인터넷 카드 신청을 막았고, 현대카드는 지난 23일 오전 1시부터 8시까지 시스템 정비를 한다며 7시간 동안 홈페이지 일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KB국민카드는 비씨카드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이유로 지난 16일 새벽에 3시간 동안 현금서비스, 현장 할인 인증 서비스, 체크카드 승인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비씨카드는 지난 16일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현금서비스, 기프트카드 서비스, 국외 체크카드 승인 등을 중지했다.
이들 카드사는 대규모 신용 거래를 취급하는 업종 특성상 수시로 전산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어 이 기간 서비스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해당 고객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사전에 알리는 조치도 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카드 이용이 늘면서 지갑에 많은 현금을 소지한 고객이 많지 않아 카드사가 카드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소비자단체에는 카드 결제가 새벽에 갑자기 되지 않아 낭패를 봤다는 피해 사례가 올해 수십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은 24시간 카드 서비스를 원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환경 때문에 전산 개선도 필요해 어려움이 적지 않다"면서 "고객에 정상 서비스를 하면서 전산 정비도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