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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신발업체 脫중국 현상 가속화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중국에 집중돼 있던 의류·신발업체들이 대거 동남아로 임가공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한국으로 유턴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던 의류·신발 제조업체들은 2~3년전부터 중국내 인건비가 급상승, 채산성이 악화하자 최근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미얀마 등지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린 중국은 인건비 상승 외 세제, 노동 관련 법률 등의 규제 강화로 매력이 급속히 소멸된데다 위안화가치는 19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의류업계가 탈(脫)중국의 선봉에 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과 비교해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시장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있다.

동일레나운은 '아놀드 파마 주니어' 제품의 중국 생산비중을 70%에서 50% 선으로 낮추고 동남아 생산을 2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겨울 시즌 제품을 시작으로 동남아 생산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아동의류 업체인 참존어패럴도 내년중 트윈키즈, 머라이언 제품의 동남아 생산비중을 70% 끌어올릴 계획이며 골프웨어 '엘레강스 스포츠'를 생산하는 피오엠디자인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류·패션제품이 기술력이 필요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중국이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잃어가는 한 이유"라며 "남성복 업체들도 중국내 공장의 문을 닫거나 국내로 유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과 중국 중심의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왔던 좋은사람들[033340], BYC[001460], 코튼클럽, 쌍방울[102280] 등 국내 속옷업체들도 속속 중국을 벗어나고 있다.

BYC는 상하이와 저장성에 있는 공장 세곳중 두곳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생산을 주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자카르타에 4만여㎡의 부지를 확보해 월 100만장의 속옷을 생산할 공장을 건립중이다.

중국 지린성에 3만평 규모의 공장을 가동중인 쌍방울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에서 아웃소싱할 생산기지를 탐문중이고 좋은사람들도 지난해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 동남아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신발제조업에서도 비슷한 탈중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년간 부산의 신발기업 가운데 중국에 투자한 법인은 총 170개사로 전체의 64.4%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투자기업의 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계속 감소한 반면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에 투자한 부산 신발기업은 9개사에 이르렀다.

올해초 트렉스타는 중국 공장의 2개 라인을 줄이는 대신 부산 본사내 공장을 확장하고 신규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유턴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신발기업 대부분은 인건비 상승과 인력수급 문제로 중국공장을 폐쇄하면서도 한국으로 복귀하기보다는 인도네시아에 신규공장 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신발진흥센터의 한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이 가능한 무재봉 신발이나 고급 기능성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이 있으나 현재로선 인력수급과 부지확보의 문제로 유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