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옷이나 신발, 가방 등 유행을 타는 준내구재 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부진에 빠진 의류업체와 유통업체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통계청에 따르면, 의류 제조업체 영원무역홀딩스, LG패션, 진도 등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LG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억원보다 2.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LG패션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실적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영원무역홀딩스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0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20억원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회사는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가 2분기에 소폭 늘어난 상태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또 진도는 1분기 110억원 흑자에서 2분기 22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3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의류업체 실적이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유행을 좇아 새 옷을 사기보다는 기존의 옷을 새로 고쳐입는다든지 `알뜰형' 소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류를 비롯해 가방, 신발, 가방 등 몇년에 한차레씩 교체하는 준내구재 물품 소비는 최근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 8월 준내구재 소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4.2%를 기록, 2008년 12월(-14.2%) 이후 44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1월(-0.6%), 4월(-0.7%), 6월(-0.3%)에 이어 네번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러나 추위가 성큼 다가와 겨울옷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의류업체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8월 의류판매가 작년 동기대비 3.7% 감소해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고 의류산업 전반적으로 재고 부담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겨울 신상품 판매가 시작되는 10월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