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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박원순 "과장·팀장 복수직급제 도입 추진"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과장이나 팀장 등 중간 간부직에 대한 '복수 직급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 취임 1주년에 즈음해 서울시 전 직원에게 보낸 '서울시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새로운 시장의 스타일에 적응하랴 고생하는데도 급여나 다른 복지에서 제대로 보상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난번에 사무관 승진의 폭을 넓힌 데 이어 복수직급제를 통해 서기관급도 좀 많이 승진시키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복수 직급제는 어떤 한 직위에 일정한 직급으로만 앉히는 것이 아니고 그 직급의 바로 위 또는 바로 아래의 직급도 임명하는 제도로, 과장의 자리에 주로 서기관(4급)을 임명하던 것을 부이사관(3급)도 앉힌다든가 팀장 자리에 사무관(5급)뿐 아니라 서기관(4급)도 임명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복수직급제가 도입된 것은 1994년부터로,는 보직 인사에 유연성을 기할 수 있어 인사 적체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승진 기간의 단축으로 국·과장 등의 보직을 받지 못하는 중·상위 직급의 공무원 수가 늘어나 조직 가분수화 현상이 초래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서울시 간부직에 복수직급제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연공서열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2007년 11월 부이사관(3급) 이상 고위직에 복수직급 및 직위 개념을 적용, 능력과 업무 실적에 따라 보직이 주어지도록 했다.

실제로 한달 뒤에 1급이던 상수도사업본부장, 한강사업본부장, 도시교통본부장 등의 자리를 2급 인물로 임명해 고위 간부들의 경쟁을 유도했다.

박 시장은 또 편지에서 지난 1년간 각 실·국·본부의 노고를 일일이 격려한 뒤 직원들과의 새로운 의사소통인 창구인 '서울 웨이, 쉘 위 워크'(Seoul Way, Shall We Walk)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웨이는) 제가 생각하는 서울시정과 일하는 방법을 정리해 본 것"이라면서 "너무 이상적이다, 공무원을 잘 모른다, 현실은 다르다. 거침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인 제게 유일한 배경은 바로 여러분이다. 4만6000명의 서울시 공직자들이 계시기에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