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우리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3년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한화건설은 지난 5월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이자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되는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6억달러 규모의 해양터미널 공사까지 수주해 올해 해외건설 수주 1위 건설사로 올라섰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8일 현재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516억1487만달러로 2010년 715억7881만달러, 2011년 591억4431만달러에 이어 3년 연속 해외수주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0년이 처음이었는데, 이 때의 호조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수주 실적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라는 이례적인 초대형 사업을 따냈던 2010년보다는 떨어지는 것이지만 지난해보다는 앞서 있어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11월18일 기준으로 올해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57억1341만달러보다 13% 증가한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중동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305억4457만달러로 전체 수주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제2의 시장인 아시아권 수주액은 135억994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 감소해 약간 실적이 부진했다.
반면 중남미는 전년 동기 대비 253% 급증한 55억444만달러를 기록해 새로운 '텃밭'으로 떠올랐으며, 아프리카에서도 28% 증가한 12억1606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공사 종류로 나눠 보면,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수주(80억달러)에 힘입어 건축이 88% 증가했고 토목도 45% 늘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건설업체의 주력 분야로 떠올랐던 산업설비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액이 8% 감소했다.
올해 10억달러 이상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를 포함해 모두 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대우건설의 알제리 라스 지넷 가스복합발전소 공사(11억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의 UAE 타크리어 카본블랙&딜레이드 코커 플랜트 공사(25억달러), GS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석유화학단지 건설(18억달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스 정유공장 건설(22억달러), 현대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늄 제련소 건설(15억달러), 현대건설의 쿠웨이트 코즈웨이 해상교량 공사(21억달러), 현대중공업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화력발전소 건설(32억달러) 등이 메가 프로젝트다.
한편,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작년 해외수주(591억달러) 실적은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지만 최근 세계 경제 불황으로 대형 발전 플랜트 사업 등의 발주가 지연되는 데다 유럽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에 올해 목표였던 700억달러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실장은 "경제 침체의 여파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줄어 관련 플랜트 발주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면서도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수주가 많고 연말 계약이 유력한 대형 사업도 많아 작년 실적은 확실히 넘어서고, 잘하면 7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