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실질적 경영권을 둘러싼 1·2대 주주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간 맞대결이 또다시 무산돼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는 20일 오후 열기로 한 이사회를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개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코레일이 상정한 ▲옛 삼성물산의 AMC 지분 45.1%(현재 롯데관광개발 잠정 보유) 인수 ▲코레일의 AMC 지분율 확대를 위한 사업협약 변경 ▲협약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 등 세 가지 안건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인수 안건은 다음 이사회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는 코레일 주도로 추진됐지만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과 재무적투자자들이 코레일의 지분 인수와 개발계획 변경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여 이사회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코레일의 AMC 지분 인수와 관련해 드림허브 이사회가 파행을 겪은 것은 지난달 19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코레일이 이 지분을 인수하면 AMC 지분율을 기존 29.9%에서 75%로 늘려 롯데관광개발(70.1%→25%)을 제치고 AMC 경영권을 차지하게 된다.
지난 8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는 지분 문제는 제쳐두고 자본금 고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250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하기로만 결의한 바 있다.
최근 3개월새 같은 안건을 놓고 벌써 3번째 이사회가 무산되자 코레일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코레일은 그동안 주도적인 사업진행을 위해 롯데관광개발이 잠정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AMC 지분의 인수를 추진해 왔다.
코레일이 옛 삼성물산 지분 흡수를 통해 AMC 지분율을 종전 29.9%에서 75%로 늘릴 경우 롯데관광개발을 제치고 AMC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 무산으로 코레일은 또 다시 사업 주도권 확보에 실패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든 개발 실무를 담당하는 AMC를 직접 경영함으로써 현행 통합 개발방식을 단계적 개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코레일의 복안이다.
하지만 롯데관광개발이 지분 양도와 개발계획 변경에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상당수 민간 출자사들이 선뜻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어 연내 사업 정상화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한 사업방식을 단계적 개발 형태로 바꾸는 협약변경건도 무산됐다. 코레일은 지분을 인수한 이후 사업방식을 통합개발에서 단계적개발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한편 전환사채(CB) 발행금액 마감일이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이사회 무산이 용산개발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