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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캠프 옆 건물 옥상서 20대남성 투신소동, 뼈 있는 한마디도?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갈등을 빚다 대선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사퇴에 항의하며 안철수 캠프 옆 건물 옥상서 목에 칼을 대고 투신소동을 벌이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바람직한 소동은 아니었지만 정치권에 뼈 있는 한 마디도 남겼다.

26일 오후 2시6분께 김모(27)씨가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캠프가 있던 공평빌딩 바로 옆 6층짜리 건물 옥상에 올라가 흉기를 들고 1시간30분가량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옥상 끝에 선 채 흉기로 자신의 목을 겨누고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불러달라", "아름다운 단일화는 어디로 갔나", "국민과 대화를 해봤나", "단일화 노래를 부를 시간에 당을 쇄신했어야 한다" 등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그는 또 옥상에서 읽은 수십쪽 분량의 성명서에서 "안 후보가 정치 경험이 없다고 정치를 못하나"라며 "박정희는 경험이 없었어도 경제를 살렸고 김영삼은 50년간 정치했어도 경제를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구급차를 배치하고 지상에 안전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오후 3시43분 옥상에서 김씨를 제압한 후 종로경찰서로 옮겨 김씨에게 시위 동기 등을 캐물었다.

김씨는 안철수 후보 홈페이지 '진심캠프'에 회원으로 가입해 지지글 3~4개를 올린 적이 있지만 과거 특정 정당이나 대학 동아리 등에는 가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새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에게 맡기지 말고 시민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흉기를 들고 타인 소유 건조물에 침입한 만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할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