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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취소… 상단부서 이상 감지

[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의 3차 발사가 29일 또 다시 취소됐다.

발사 예정시각 오후 4시를 16분여 남겨놓고 상단(2단)부에서 문제가 감지됐다.

지난달 26일 진행한 3차발사 첫 시도가 연기된 이후 3차 발사에서만 두 번째다.

나로호는 그동안 1·2차 발사 때도 발사를 연기하거나 중단한 예가 많았다.

단순한 신호 오류가 아니라 부품의 문제로 밝혀질 경우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예정기한인 다음달 5일까지 재발사가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연내 3차 발사 추진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이날 발사 준비 중단 직후 발사통제동에서 "나로호 발사 운용 과정에서 상단(2단) 추력방향제어기(TVC;Thurust Vector Control) 점검 중 일부 전기신호(전류) 이상 신호가 감지돼 발사 준비를 중단했다"며 "정밀 조사 후 앞으로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나로호는 오후 4시 발사가 확정된 뒤 오후 1시 58분께부터 산화제와 연료(케로신), 헬륨 가스 주입 등의 절차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자동 카운트다운 돌입(발사 전 15분) 직전에 상단부 추력제어기 이상으로 결국 발사 준비 자체가 중단됐다.

정밀 조사에 걸리는 시간과 나로호를 다시 발사조립동으로 옮긴 뒤 점검하고 다시 세우는데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다음달 5일 예정기한내 발사가 어려워진 상황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워진 연료(케로신)를 빼고 다시 채우는데 걸리는데만 2~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 차관도 "정확한 원인 규명에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금까지 당국은 이번 예정기한을 넘길 경우 올해 안에 무리하게 발사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온만큼 연내 발사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아주 사소한 문제만 있어도 발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발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