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명문 학군을 무기로 '강남 1번지', '사교육 1번지', '부촌' 등으로 불리며 전국 최고가를 자랑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값이 주택경기 장기 침체 여파로 3.3㎡당 3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6일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대치동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2985만원으로 지난 2006년 3월 이후 6년 9개월만에 3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재건축 소형 아파트가 많아 미래가치가 반영된 개포동을 제외하면 대치동은 사실상 2000년대 들어 2006년 말까지 학군프리미엄과 재건축 바람으로 압구정동을 제치고 전국 최고 아파트 자리를 꿰찼다.
우성·미도·선경 등 중대형 아파트는 명문중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데다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된 아파트 중 드물게 중대형으로 구성돼 이른바 대치동 '빅3'로 불리며 인기가 높았다.
또 대치주공을 재건축해 최고가 아파트로 거듭난 '동부센트레빌'과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인 은마아파트가 있어 '강남불패' 신화를 주도했다.
대치동 아파트값은 지난 2006년 1월 2687만원에서 그해 12월 3954만원으로 올라 연간 47.15%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1월 주택담보대출 강화와 분양가 원가공개·상한제 등 분양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1.11대책이 나온 뒤 하락세로 전환했고 주택시장 침체와 사교육 불황까지 겹쳐 값이 떨어졌다.
한편, 서울에서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 개포동(3.3㎡당 3662만원)으로 나타났고, 서초구 반포동(3608만원), 강남구 압구정동(3330만원)이 2~3위를 차지했다.
반포동은 강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반포 2·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 고가아파트의 입주를 계기로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올 들어 집값 1위 지역으로 부상했다.
압구정동은 오세훈 시장 시절 나온 ‘한강르네상스’ 개발에 힘입어 대치동을 따돌리고 다시 최고가 자리를 찾았지만 부동산 침체와 박원순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출구전략 이후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