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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신용등급 오르자 기업도 덩달아 격상…7년래 최고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지난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사례가 2005년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공기업과 은행 평가 역시 `동반성장'한 결과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Moody's), 피치(Fitch),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작년 한국 기업(정부 포함) 33곳의 신용등급을 모두 53건 올렸다.

이는 2005년 68건에 이어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신용등급이 올라간 국내 기업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7건, 2009년 10건, 2010년 44건, 2011년 7건이었다.

신용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2011년(6개)보다 5배 이상 늘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 건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우리 기업 전반에 걸친 평가가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공기업과 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정책금융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수출입은행, 한국장학재단 등은 3대 신평사 모두에서 향상된 신용등급을 받았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024110]도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한 단계씩 높은 등급을 획득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무디스와 S&P가, 중소기업진흥공단은 S&P와 피치가 한 단계씩 등급을 올렸다. 도로공사, 전력공사, 가스공사[036460], 수력원자력, LH공사 등 공기업들도 S&P 평가에서 국가신용등급 개선 혜택을 봤다.

대기업에서는 현대자동차[005380] 계열이 선전했다.

현대차, 기아차[000270]는 모든 평가사로부터, 현대모비스[012330]는 무디스ㆍS&P, 현대캐피탈은 무디스ㆍ피치로부터 각각 한 등급 높은 평가를 얻었다.

국제금융센터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낮아진 회사는 6개에 그쳤다.

SK텔레콤[017670]과 포스코[005490]는 3대 신평사 모두에서 한 등급씩 강등당했다. 삼천리[004690]도 무디스와 S&P로부터, 롯데쇼핑[023530]도 무디스와 피치에서 한 계단씩 낮은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말 신평사들이 평가한 73개의 한국 기업 중 `안정적' 신용전망을 받은 곳은 44개사, `긍정적'은 17개사, `부정적'은 12개사로 집계됐다.

신용전망이 `긍정적'이면 앞으로 등급 개선 가능성이, `부정적'이면 악화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정적' 12개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은행, KT[030200], 포스코, 포스코건설, LG전자[066570], 롯데쇼핑, 이마트[139480] 등 7개사는 두 곳 이상의 신평사에서 `부정적' 전망을 받아 올해 등급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무디스는 "경기가 하강하고 원화절상, 중국 등 수출시장의 부진이 심화하면 (올해 한국의) 통신, 유통, 철강업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