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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엄습하는 원·엔 환율하락 공포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일본 메이커들과의 경쟁이 가장 치열해, 해외 영업환경에서 원·엔 환율만큼 큰 변수가 없다. 하락 가속도가 붙은 원·엔 환율은 현대·기아차에게는 그야말로 '공포'라고 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원·엔 환율이 하락 기울기가 증가하면서 가속도가 붙어 1200원 이하로 속락했고, 과거 저점인 700원 중반과 비교하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자동차주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회사측은 외화 자산의 배분과 선물환 등으로 EPS(주당순이익)의 훼손을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면인 영업측면에서 보면 판촉활동에 부담이 된다.

원화 기준으로 ASP(평균판매단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판촉을 강하게 할 수 없고, 반면 상대인 일본업체들은 환율 상승으로 ASP가 증가하면서 판촉 활동에 여유가 생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경쟁력이 일본업체들과 동일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본다면, 일본차들과의 경쟁은 판촉 활동에서 결정난다고 할 수 있다.

환율 상황이 유리한 일본업체들이 신차까지 앞세워 판촉을 강화하고 있어, 현대·기아차는 이에 맞서기 위해, 최소한 판매 대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판촉비를 늘려야 한다. 이는 비용 증가로 연결되고, 낮아진 ASP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주력 차종들이 에이징되고 있어 여러 모로 불리한 국면이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를 포함, 자동차주들은 언제쯤 환율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에 대한 공포감이 최대인 구간에서 주가가 저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 시점은 원·엔 환율이 바닥을 탈출하는 시기보다 하락하고 있지만 속도가 최대에서 줄어들기 시작하는, 즉 하락 가속도가 제로가 되는 지점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는 증설 물량이 실제 판매대수로 이어지는지, 해외에서의 신형 싼타페의 수요가 어느정도인지 확인되면 주가는 더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며 "기아차도 K7 개조차와 신형 카렌스에 의한 믹서 개선으로 ASP가 방어되는 것이 확인되면 주가는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