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각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망이 지난해 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전 세계 기업 CEO들 가운데 한국 CEO들의 올해 사업 전망이 가장 비관적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회계법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전 세계 68개국의 CEO 13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현지시간) 스위스의 다보스 포럼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자사의 사업이 잘 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평균 36%로 지난해의 40%보다 4%포인트 줄었다.
이런 가운데 CEO들의 사업 전망은 국가별로 차이가 크게 났다.
러시아의 경우 응답자의 3분의 2가 강한 자신감을 보였으며, 미국도 이 비율이 30%에 달했지만 한국 CEO들은 6%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각국 CEO들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2%는 올해도 저성장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으며, 성장세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회복될 것이란 비율은 18%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 때 48%가 '성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을 감안하면, 경제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된 것이다.
또 올해 걱정되는 변수로는 81%가 불투명한 성장 전망을 들었으며, 재정난에 대한 정부 반응을 걱정한 비율도 71%에 달했다. 특히 미국은 89%가 재정난에 대한 정부 반응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한 규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CEO도 69%나 됐다.
자국의 사회적 불안을 우려하는 CEO도 응답자의 4분의 3에 달했고, 세금 부담 가중과 숙련 인력 부족 및 에너지 비용 상승도 사업 저해 요소로 우려됐다.
올해 인수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는 비율은 17%로, 지난해 조사 때의 22%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wC는 이 같은 비율은 지난 5년 사이 최저라고 설명했다. 이는 CEO들이 올해는 '안전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뜻을 나타낸 것이다.
또 비용을 계속 절감할 것이란 비율은 70%로, 지난해 조사 때의 77%보다 낮아졌지만 그동안의 감원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PwC의 데니스 넬리 회장은 다보스 회견에서 "CEO의 경기 신뢰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