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엔저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한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감소세를 보여 불안한 모습도 나타냈다.
현대차는 24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6% 늘어난 84조4697억원,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8조43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지분법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11조6051억원, 9조563억원(비지배분 포함)을 기록하며 각각 11.1%, 1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자동차 판매대수 증가와 판매제품 구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부문 매출이 71조3065억원, 금융 및 기타 부문이 13조1632억원이다.
작년 글로벌 판매는 441만357대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8.3% 증가한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소비심리 위축과 생산 차질 영향으로 2.2% 감소했다.
현대차는 2011년에 이어 작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환율 변동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하반기 실적이 작년 상반기보다 주춤하면서 예년보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지속된 원화 강세에 연말부터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4분기 실적이 저조해 판매 122만6847대, 매출액 22조7190억원, 영업이익 1조8319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7%가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2%포인트가 줄었다.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15.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3%가 감소해 영업이익률도 2%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률 조정으로 이전 기준과 비교해 0.3%포인트가량 연간 영업이익율 감소 효과가 더해졌다.
하지만 연간 실적으로는 해외 판매 호조와 수익성 향상 노력으로 4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이어 두자릿수를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해외 공장과 주요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지분법 이익 증가로 개선됐다.
매출원가율은 플랫폼 통합 효과에도 3분기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 저하로 1.2%포인트 증가한 76.9%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판매대수 증가에 따라 판관비도 증가해 전년보다 1.8% 증가한 11조606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액 대비 비중은 질적성장 추진에 따른 마케팅 관련 비용 감소 등으로 0.9%포인트 감소한 13.1%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목표를 총 466만대로 잡았지만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막론하고 저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다지기와 미래 경쟁력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원화 강세의 지속과 엔화 약세의 장기화 가능성으로 수출 부문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브라질 등 글로벌 거점의 생산 확대에 맞춘 안정적 품질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또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