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자금난에 빠져 부도위기에 처한 용산개발사업이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은 긴급 자금 조달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번 주에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AMC는 ABCP 발행을 위해 코레일에 토지에 대한 미래청산자산 잔여분 3000여억원을 담보로 제공해달라며 반환확약서를 요청할 계획이다.
미래청산자산은 사업 무산 시 토지 소유자인 코레일이 민간 출자자에 돌려줘야 하는 토지대금(기납부분) 중 잔여금 196억원과 기간이자(돈을 낸 때부터 돌려받을 때까지 발생하는 이자) 잔여금 2877억원 등 총 3073억원이다.
계약서 상 사업이 무산되면 코레일은 전체 토지를 되돌려 받는 대신 토지대금과 기간이자를 내주기로 했다.
반환확약서 제공 요청은 민간출자사들이 마지막 가용자산을 활용해 자금조달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용산역세권개발은 설명했다.
AMC 측은 이번 ABCP 발행에 성공하면 오는 3월12일 돌아오는 ABCP 이자 59억원을 지급해 부도위기에서 벗어나고 밀린 해외설계비(103억원)를 지급해 사업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반환확약서는 토지대금과 기간이자를 돌려주겠다는 사업협약서 상의 약속을 금융권에 재확인하는 절차일 뿐 코레일은 어떤 추가적인 자금부담이나 리스크도 지지 않는 것"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7차례(토지대금 4차례, 기간이자 3차례)에 걸쳐 동일한 방식으로 자금조달을 해왔다"면서 "최대 주주인 코레일이 남은 청산자산까지 모두 사업정상화를 위해 쏟아부을 만큼 주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는 민간출자사들의 의지와 노력에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그러나 이미 랜드마크빌딩 1차 계약금 4100억원을 지급하는 등 주주로서 출혈이 크다며 추가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측은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출자자들은 추가 자금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인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 계약금 지급 등 가장 큰 부담을 소화해냈다"며 "더 이상 자금을 충당했다가 사업이 무산되면 계약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