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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직격탄' 4대 금융지주 작년 순익 1조원 급감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저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 영업권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규모는 무려 2조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순이익은 2012년보다도 더 어둡게 전망됐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7조8707억원(추정치)으로 전년 실적보다 9615억원(-10.9%)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발생한 부의 영업권(1조431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폭은 2조46억원(-22.7%)에 달한다. 부의 영업권은 다른 회사를 공정 가격보다 싸게 인수할 때 생기는 이익을 뜻한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2008년부터 4년 연속 금융업계 최고 실적을 내고 2011년에는 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섰던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7316억원(-23.6%)이나 급감해 2조368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은 2011년 2조3730억원에서 작년 1조9124억원으로 4606억원(-19.4%), 우리금융은 2011년 2조1368억원에서 작년 1조6532억원으로 4836억원(-22.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은 작년 순이익이 1조9367억원으로 전년보다 7143억원(58.4%)으로 늘어났지만, 부의 영업권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3288억원(-26.9%) 감소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현대건설 지분매각에 따른 이익(7000여억원)과 같은 일회성 요인에 따라 2011년에 순이익이 많이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의 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경쟁 격화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데다 웅진그룹 등 기업대출 관련 대손비용이 늘었고, 금융당국의 은행업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순이자마진이 2011년 2.79%에서 지난해 2.59%로 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금융지주사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증권업계는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도 8592억원(-10.9%) 줄어든 7조115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금융 지주사의 실적은 차기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과 중소기업 지원 등 금융산업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가계부채 관련 위험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단기적으로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계부채 구조조정을 미루면서 발생하는 잠재손실이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전가됨에 따라 점진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가계부채 구조조정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호금융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국책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유도 등 예상되는 정부의 주요 정책은 은행의 수익성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