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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고별' 라디오연설… "대한민국의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정치의 시대'를 넘어 '일하는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권력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꾼이 되고자 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의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ㆍ동영상사이트 유튜브 등으로 방송된 '고별' 라디오 연설에서 "이제 며칠 뒤면 대통령직을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5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매 순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기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면서 "이제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내려놓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라디오 연설을 처음 시작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라디오를 통해 국민에게 위로와 격려를 드리고, 용기를 북돋워 드리고 싶었다. 또 정부의 힘만으로는 위기 극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협력을 부탁드리기도 했다"면서 라디오연설이 "국정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하는 통로였고, 제작과정에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민생 현장이었다. 국가적 경사에는 함께 기뻐하고, 어려울 때는 슬픔과 위로를 나누는 교감의 장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서 "이 방송은 훗날 이명박 정부 5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 남으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세계 어떤 선진국가도,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에 직면해 정부는 모든 것에 우선해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국민 여러분께서 성원해주시고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우리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가 다 후퇴할 때 오히려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은 사상 최고로 높아졌고, 세계 무역 7대 강국으로 우뚝 서 한 해외 언론은 우리를 '글로벌 경제위기의 승자'라고 불렀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어려서부터 길에서 장사를 하고, 일용 노동자, 청소부 노릇도 해본 저이기에 어느 정부보다도 복지를 많이 늘리고 서민의 삶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서민들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고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 분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것을 보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떠난 뒤에도 우리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살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위대한 국민'의 부름을 받아 대통령으로 일한 지난 5년은 저에겐 너무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 큰 기쁨이자 영광의 시간이기도 했다"면서 "사랑하는 나의 조국과 위대한 우리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