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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사업으로 뜬 중소기업 '롯데관광개발', 코레일과 '파워게임' 벌이다…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단군 이래 최대사업'으로 불린 초대형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가장 부각됐던 롯데관광개발이 코레일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용산개발사업 주도권을 쥐면서 주가가 2009년 최고 5만3000원대까지 뛰었었고 현재는 1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경우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용산개발사업이 파산할 경우, 롯데관광개발은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측이 자금 여력과 건설개발사업 측면에서 능력과 자격이 없어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게 맞다며 롯데관광개발을 압박하고 있어 사업에서 밀려난 채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두 눈 뜨고 봐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1년 설립된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55억원 규모의 중소 관광기업으로, 동화면세점 등 9개사를 계열로 두고 있다. 롯데그룹과의 관계는 김기병(74) 대표이사가 신격호 회장 여동생 정희 씨의 남편인 것이 전부로 설립 때 '롯데'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줬지만, 롯데그룹과는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 회사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38.6%)와 부인, 두 아들 등 특수관계인이 5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지만 자산관리공사(캠코)도 1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소액주주 몫은 23.6%에 불과하다.

사업목적에 부동산개발업이 추가돼 있지만 광화문 동화면세점 빌딩과 파이낸스빌딩 개발 경험이 있는 정도로 건설분야와는 인연이 깊지는 않다.

용산개발사업 초기인 2007년 말 당시만 해도 전략적 투자자 정도로만 참여했으나, 삼성물산이 발을 빼면서 지분을 맡겨 중소기업으로서 단군 이래 최대사업인 용산개발사업의 주도권을 갖게 되는 횡재를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70.1%를 확보하고 있으며,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대해서는 지분 15%를 보유한 2대주주다.

롯데관광개발이 지금까지 용산개발사업에 쏟아부은 자금은 1748억원으로 자본금의 32배에 달해 용산사업이 파산하면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 더구나 롯데관광개발은 작년에 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개발 경험이 부족한 자본금 55억원의 기업이 끌고 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사업이 무산하면 롯데관광개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롯데관광개발 측은 용산사업 무산 책임이 코레일에 있다며 소송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