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최근 코스피가 반등하고 있지만 주식 거래대금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파생상품시장 거래도 위축되는 등 국내 증시는 여전히 최악의 거래 부진에 빠져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6749억원으로 지난 2007년 3월(3조1491억원)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3월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지난달을 제외하면 2008년 8월 한차례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주식시장이 최악의 부진에 빠진 셈이다.
코스피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증시가 활황이었던 2011년 4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990억원에 달했고, 코스피는 2011년 5월2일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인 2,228.96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고, 불과 약 2년 만에 거래대금이 60.0%나 줄어들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4조4344억원)과 비교해도 17.1% 줄었으며, 지난달 하루 거래대금이 2조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할 정도로 위축세가 완연하다.
지난달 18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조8745억원으로 2006년 10월19일(2조8687억원) 이후 6년4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거래대금 뿐만 아니라 파생시장의 위축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파생상품시장 일평균 계약건수와 거래금액은 339만7163건과 46조5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2%, 10.8% 줄었다.
국내의 대표적 파생상품인 코스피200 선물의 경우, 지난달 일평균 계약건수가 20만22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한때 500만건을 넘어섰던 유렉스(EUREX) 연계 코스피200 야간옵션시장의 일평균 계약 건수도 지난해 8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현재는 150만건 내외를 오가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파생상품도 거래량도 줄어든 것.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최초 집계일인 2003년 1월 2일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올해 들어서만 4차례나 잇따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 8일 13.98을 기록한 후 점차 하락해 지난달 19일에는 13.31까지 떨어졌다.
V-KOSPI는 최근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을 해소하면서 오르기 시작해 6일 장마감 기준 15.26까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거래대금 부진은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주식시장 본연의 기능인 기업 자금조달 기능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단기에 거래량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증시 자금조달 기능이 상당기간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엔화 약세 등이 부각되고 있어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고 거래부진도 동시에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