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우리나라 50·60대가 고용불안과 노후준비 부족으로 경제적 행복감이 30점대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의 행복수준은 40점에 겨우 턱걸이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서도 24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낙제 수준인 우리나라의 경제적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특히 고령자의 일자리 창출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이 오는 20일 세계 행복의 날을 앞두고 17일 발표한 '세대별 행복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추산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0.4점에 불과했다.
특히 50대는 36.4점, 60대 이상은 35.7점으로 다른 연령대(40.4~45.9점)에 비해 행복지수가 유독 낮아 장년층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행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연령층의 소득·분배·소비·고용·노후 등 '경제적 행복 인프라'가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김 연구위원이 통계청의 세부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 가운데서도 60대 이상의 경제적 상황이 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계층의 월 가처분소득은 112만원으로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았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의 비중도 40%에 육박한 38.2%에 달해 유일하게 30% 대를 넘겼다.
중산층의 비중도 46.9%로 전체 평균(65.3%)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월소비액은 124만원으로 40대(266만원)의 절반 수준도 안됐다. 반면 지출에서 식료품의 비중인 엥겔지수는 전 연령대에서 최고여서 삶의 질은 거의 누리지 못하고 먹고 살기에 급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률은 37.5%에 불과했으며, 정규직 비율도 전체 평균 66.7%의 절반도 안 되는 29.5%에 그쳤다.
여기에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가입률은 14.6%로 70~80%대인 다른 연령대와 현격한 차이를 보여 노후문제가 심각했다.
김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60세 이상의 행복도가 가장 높은 것과 달리 우리는 위와 같은 열악한 행복인프라로 행복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50대 역시 60대와 상황이 비슷했다.
중산층의 비중은 62.1%로 전체 평균(65.3%)에 못 미쳤고, 소득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지만 엥겔지수는 6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지출의 상당 부분을 식료품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락문화비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지출 비중은 작아 생활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비율도 62.4%로,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계층에서 가장 낮았다. 이에 반해 자영업자의 비중은 21.9%로 다른 연령층보다 많아 고용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다.
김 연구위원은 "60세 이상은 노후준비 부족, 50대는 고용 불안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60대 이상 고령자를 위한 기초노령연금 지원과 함께 50대 고용안정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