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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군 통신선 단절… 남북 당국간 채널 모두 차단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북한이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남한과 미국에 대한 '실제적인 군사행동'을 위협한 지 하루 만인 27일 남북간 군 통신선을 단절했다.

이번 군 통신선 차단은 북한이 전날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뒤 나온 실질적인 후속조치다.

남북 간 출입 계획을 주고받는 채널인 군 통신선이 단절되면서 남북 당국간 공식적인 접촉채널이 모두 차단돼 남북간 우발적 사고가 생겼을 때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적들의 무분별한 준동으로 하여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 개설된 북남 군통신은 이미 자기의 의미를 상실하였다"며 "북남장령(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위임에 따라 27일 11시 20분 남조선괴뢰군당국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하였다"고 보도했다.

북측 단장은 전화통지문에서 "이 시각부터 북남 군통신을 단절하는 것과 함께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군통신연락소 우리측 성원들의 활동도 중지하게 됨을 통고하는 바이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남측의 시대착오적인 반공화국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철저히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미(북미), 북남 사이에는 아무러한 대화 통로도, 통신 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대응의지는 실제적인 물리적 대응으로 계속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선언 이후 북한은 이날 오후 서해지구 군 통신선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북 간 통행합의서 교환을 통해 우리 측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입출 채널로 이용됐다.

북한이 군 통신선을 차단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 '키 리졸브' 연습 때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통신선을 끊은 이후 4년 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키 리졸브' 연습 등에 반발해 북한군과 유엔사 간 직통전화를 단절한 데 이어 11일에는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간 직통전화를 차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서해 군 통신선은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공동관리구역의 출입을 군사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며 "남북간 소통의 통로가 차단되면 우발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소통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군 통신선의 단절을 선언했지만 이날 남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과 신변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이라며 현재 서울과 개성 간 비상연락체계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의 군 통신선 단절 통보와 관련해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면서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