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청산 결정을 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민간출자사들이 정부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신청기간도 아니고 사업주체의 대립도 첨예해 이 사업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정부의 조정을 통한 용산개발사업 돌파구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회사는 9일 국토부 제1차관 앞으로 조정신청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원래 국토부 산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신청 기간이 아니고 출자사간 이견이 크다는 이유로 접수가 되지 않자 국토부 제1차관에게 신청서를 보낸 것.
공모형 PF사업 조정위원회는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민간 시행사와 공공 발주처 간 요구조건을 검토해 사업조정계획을 수립하고 참여주체 간 갈등도 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드림허브의 한 관계자는 "용산사업이 무산되면 주민들은 고통을 받고 부동산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국내외 소송전을 통한 국가신인도 추락 등 피해를 막기 위해 국토부에 중재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드림허브의 조정신청서가 국토부 제1차관에게 우편으로 접수되더라도 국토부와 PF 사업조정위원회가 용산사업 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PF 사업조정 대상을 모집하는 공모 기간이 아닌데다 용산사업처럼 사업 주체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될 경우 조정이 쉽지 않다며 신청서가 우편으로 접수돼도 반려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PF 조정 대상 사업장은 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시행자와 시공자 사이에 합의가 가능한 사업장을 선정한다"며 "용산처럼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곳은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법적 강제성도 없기 때문에 어느 일방이 따르지 않을 경우 조정의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용산은 지금까지 조정위원회가 다룬 PF 사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고 크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림허브는 최대주주인 코레일에 사업이 무산되면 반환하기로 한 예정금 3587억원을 제공해주면 250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제시했다.
민간 출자사들은 대형 건설사들을 영입해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가운데 1875억원을 책임지고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코레일은 10∼11일까지 드림허브에 토지반환대금 2조4000억원 중 5400억원을 반납하고 청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병 이사회 의장은 "용산사업이 사업무산 위기까지 몰리게 돼 안타깝다"며 "국토부가 민간출자사와 코레일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