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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북한과 대화할 것"… 대치국면서 대화모드 전환 시도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으로 인해 한반도 안보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북한에 도발 중단 및 핵무기 개발 포기 등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면서 강력한 안보 태세를 강조해온 박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처음으로 대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은 북한과의 '강대강' 대치 국면을 완화하면서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프로세스'이므로 항상 진행되는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의 일환으로 오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발표한 '통일부 장관 성명'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최근 남한 민간단체가 북한에 결핵약을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결핵 관련 의약품이 보내진 것처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까지 거론하며 `유화 모드'로 전환한 데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자칫하면 실행파일도 작동해 보기도 전에 용도폐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지난 10일께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지만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도 발사하지 않는 점도 대화제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만찬에서 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김성찬 의원 등은 "현 상황을 감안해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해서는 안된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 문제는 전문가들이 세 단계에 거쳐 확인·점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박 대통령은 또 사이버테러 위협과 관련해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일부 의원의 건의에 대해서는 "부처를 또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특히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입법화, 경제살리기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등에 의원들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