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한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중심축인 핵심생산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년 만에 40%가 붕괴돼 경제활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핵심생산인구(핵심생산층)'는 1978만명으로 총인구(5022만명)의 39.3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1993년(38.95%)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1994년(38.95%) 이후 처음으로 40%를 밑돈 것이다.
핵심생산층이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25~49세 인구계층으로, 생산·소비 등이 많아 나라 경제의 원천이 되는 집단이다.
핵심생산층은 통계가 작성된 1960년(27.84%)이래 28.47%(1970년)→30.98%(1980년)→37.67%(1990년)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1995년(40.15%)에 처음으로 40%를 돌파한 이후 2006년(42.78%)에 정점을 찍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지칠 줄 모르는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지만, 2006년 이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해 들어 2004년 이후 19년 만에 40%가 붕괴된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생산층이 줄어들게 되면 노동력 구조가 고령화하며 생산활력, 소비활력이 모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핵심생산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 구조가 고령화돼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도 줄이기 때문에 경제가 쪼그라들어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
이처럼 핵심생산인구가 줄어든 것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화가 가장 큰 이유다. 이들 중 가장 젊은 1963년생도 올해 50대에 접어들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17%(684만명)를 차지하고 있는 데, 그동안 젊은 일꾼으로 한국경제를 끌고 왔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소가 된 것.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경제활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령 근로자가 충분히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능력 위주의 고용·인력관리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년까지 고강도로 오래 일한 다음 퇴직하는 현 구조는 핵심생산층이 늘어날 때 만들어진 것으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장시간 노동, 높은 노동강도, 연공적 인사관리는 중고령자의 생산성을 저하하는 대표적 요인"이고 지적했다.
그는 "관점을 바꿔 능력 위주의 인사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장시간 노동환경을 개선하면 고령자가 충분히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며 더 오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