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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삼성전자, 허술한 유독물질 관리 체계·안전불감증 드러내"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녹색연합은 또 다시 터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 사고과 관련해 3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2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에서 또 다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배관을 교체하던 노동자 3명이 다쳤다. 화성 반도체공장은 석 달 전에도 불산 누출 사고로 작업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곳"이라며 "1월 사고 당시 삼성은 불산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경황이 없어 늦게 신고했다며 불산의 외부 유출 가능성과 사고 은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이후 삼성 측에서 대형 송풍기를 틀어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 내 불산가스를 외부로 빼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사건 발생 3시간 만에야 당국에 신고하는 등 삼성은 여전히 허술한 유독물질 관리 체계와 안전불감증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또 "사고가 발생한 삼성 반도체공장의 반경 2km 안에는 동탄 신도시가 접해 있어 수 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며 "만일 외부로 유출된 불산가스에 주민들이 직접 노출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초 고용노동부가 화성 반도체공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을 벌인 결과 193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으며, 공장 내 6개 라인 중 4개 라인의 화학물질중앙공급시스템에 독성물질을 중화할 수 있는 배기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발표했다"면서 "제대로 된 안전 대책 없이 거짓과 은폐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기업의 행태에 위협받는 것은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은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위해 '또 하나의 가족'을 말하기 전에 자사 노동자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와 안전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법적·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기업 스스로가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책임지도록 한 정부의 '자율 안전 정책'은 실패했다. 지난 해 불산 사고로 인해 구미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수 백억 원의 보상이 필요할 만큼 그 피해가 컸다"며 "그 이후에도 삼성 화성공장, 하이닉스 청주공장, LG 실트론 구미공장, 여수 산업단지 폭발 사고 등 연달아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법을 상시적으로 위반하고 위험한 업무를 하도급화해 책임과 처벌에서 빠져나가려는 기업에 대해 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이 사용중인 유해화학물질을 공개해 유해물질관리체계를 재정비하고, 종합적인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화학물질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