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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아르곤 가스 누출사고', 가스배관 사전 연결 논란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 1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 사고가 난 전로에 아르곤 가스 배관을 사전에 연결한 것이 원인 규명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11일 유족들을 상대로 한 사고경위 설명회에서 "사고 전날 오후 전로의 설비·보수업체에 맡겨 선행 작업으로 전로에 가스 배관을 연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24차례에 걸쳐 전로 보수 공사를 하면서 22차례 가량은 관행적으로 전로 보수작업을 마치기 전에 가스 배관 연결공사를 실시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강 업계에서는 이 같은 관행이 작업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전로를 수리할 때 배관이 연결 돼 있으면 위험한 만큼 아르곤 가스 유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배관을 아예 잘라야 한다"며 "보수가 완전히 끝난 뒤 전로 안에 작업자가 없는 상태에서 가스 배관을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제철이 공사기일을 단축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안전수칙을 위반했으며, 이것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진 경찰서 관계자는 "배관을 사전에 연결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여부는 조사해봐야 한다"며 "사고 원인이 나온 뒤 어느 쪽에 과실이 큰 지를 산정해 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12일 숨진 근로자들의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는 한편, 아르곤 가스 누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대제철과 한국내화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망자 유족들은 현대제철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규명이 있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