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국내 제조업의 생산 및 신규 주문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율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HSBC은행에 따르면, HSBC 한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1.1을 기록하며 4월 52.6에서 하락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최저치로 완만한 성장세를 시사했다.
HSBC 한국 구매관리자지수는 매월 업계 내 400개 이상 기업의 구매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 집계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제조업 경기 둔화는 생산과 신규 주문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두드러졌다. 생산 증가율과 신규 주문 증가율 모두 둔화됐다. 다수의 응답자들이 수요가 진작됐다고 답한 반면, 5월 매출 확보가 최근 몇 개월 대비 다소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외에서 모두 나타났다. 수출 매출액은 5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1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시장이 여전히 수출 성장세의 주 동력인 반면, 중국 쪽 수요는 둔화세를 나타냈다. 다수의 응답자들이 엔화 약세로 일본 경쟁사들의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 덕분에 일본산 수입품 가격이 하락했다. 구리,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대체적으로 하락해, 전반적인 구매 비용은 2005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생산 가격을 19개월 연속 인하했으며, 5월 생산 가격 하락률은 2009년 4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고용은 꾸준히 증가했다. 제조업체들이 생산 능력 확대 및 생산량 증가를 꾀하면서 고용 증가율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추가 생산 능력 덕분에 제조업체들은 여유 있게 필요 생산분을 맞춰나갔고, 잔존 수주는 2월 이래 최초로 소폭 감소했다.
5월 생산 및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의 구매 활동은 소폭 축소되어 4개월 동안 지속된 증가세를 마감했다. 구매 재고도 소폭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감소흐름을 이어갔다.
구매 수요가 소폭 감소하고 공급업체 측의 재고 수준이 상승하면서, 5월 한국 제조업 공급업체 평균 배송시간은 단축됐다. 또한 공급업체 배송시간 개선 정도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날드 맨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5월 한국 제조업 경기는 한국의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광범위한 글로벌 반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왜냐하면 외부 경기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내수가 보다 진작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경기 흐름 탓에 한국은행은 5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며 "향후 글로벌 경제가 예상대로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다면, 한국의 정책 당국은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