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규어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대표 데이비드 맥킨타이어)가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핸들잠김 결함으로 인해 구매자가 위험한 사고로 목숨까지 위협받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 보다는 차후 '입막음용 각서'를 작성토록 해 소비자 원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사고를 취재했던 담당 기자에게도 협조 거부로 대응하는 등 막무가내 식의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에서 지난 2월 27일 "[단독] 재규어 '레인지로버 스포츠', 핸들잠김 일어나 '목숨까지 위협'"이라는 보도(http://auto.jkn.co.kr/article/news/20130227/6215030.htm)와 관련해 재규어는 최초 무상 보상 약속과는 달리 피해자에게 일부 수리 비용 약 2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해자 A씨에게 햄들잠김 사고와 관련 어떠한 법적 대응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받은 것이 큰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
오히려 재규어 측에서 구매자 A씨에게 같은 사유가 발생하거나 수리 후 어떤 문제가 발생 시 책임있는 보상을 하겠다는 합의서를 써줘도 모자를 입장인 데, 보상받길 원하면 사측에 유리한 합의서를 작성토록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피해자 A씨가 겪었던 고속주행 중의 핸들잠김 현상은 운전자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사고였으며, 그로 인해 더 큰 인명 사고가 일어났다면 재규어 측에서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로 나올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취재를 담당했던 본 기자에게 재규어 관계자는 "앞으로 자동차 기자로서의 시승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며, 어떤 협조도 받기 어려울 것이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 재규어가 그동안 기자들을 상대로 어떤 행태를 보였는 지가 예상된다.
소비자 피해를 담당하는 취재기자는 소비자의 입장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입장 모두를 수용해 취재를 시작한다.
어떤 한 쪽 편에 서서 취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본 소비자의 입장을 듣고 회사 측과의 소통을 통해 사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게 취재의 절차이다.
그 결과 본 기자가 담당했던 지난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델의 '핸들잠김 현상'과 '선루프 결함'으로 인한 물 새는 현상 등 모두가 사실로 드러났으며, 재규어도 그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자사의 이미지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에게 어떻게든 피해를 주려는 심보는 하루 빨리 사그러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재규어가 기자에게 대응하는 방식이 어떻게 보면 자동차 기자로서 시승기를 작성하고 협찬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나, 기자의 양심에 있어서는 오히려 보람찬 느낌을 받게 해준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가 국내 시장에서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를 비롯 일본 브랜드의 판매 실적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내는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5월 브랜드별 수입차 등록 대수를 보면 BMW는 2663대로 1위를 기록했으며, 벤츠와 폭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등은 모두 1천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재규어는 BMW의 5%도 안되는 122대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그나마 랜드로버가 270대로 간신히 BMW의 10% 정도를 기록했다.
최근 수입차 관세가 낮아지고 구매자들의 수입차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입차 등록 대수도 나날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구매자들이 수입차를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도 연비와 가격 뿐만 아니라 AS도 가장 중요 시 되고 있는 현실이다.
즉, 애프터 서비스가 불친절하고 불편하다면 구매 순위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고, 고객을 우선 시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퇴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재규어 랜드로버가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서비스와 고객 만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나가지 않는다면 국내 시장에서 재규어는 구매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부진한 실적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