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600만 알코올 피해자와 가족들 아픔을 내팽개친 하이트진로를 규탄한다. 우리는 소중한 공익사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등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류업계가 알코올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이하 카프재단) 해체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카프재단은 국내 유일한 알코올문제 전문 공익기관으로, 주류업계의 출연금으로 알코올중독자치료전문병원과 알코올상담센터, 거주시설등을 운영했다. 알코올중독자 및 가족 직업재활, 청소년·직장인 예방사업, 연구사업 등을 활발히 수행해 왔다.
주류업계의 카프재단에 대한 출연금은 공익적 음주폐해감소 사업을 명분으로 했는데, 사실상 건강증진기금을 회피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과 약속한 기금이었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2010년 치료·재활사업의 축소와 폐지를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출연을 중단했고, 카프재단은 재원고갈로 인해 목적사업인 예방·치료·재활 사업이 수년째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 초 결국 운영자금이 바닥나 카프재단이 운영 중이던 국내유일 자의입원 알코올치료전문병원인 카프병원이 폐쇄됐고, 치료중인 환자들은 강제 퇴원 당했다. 치료 중이던 환자들은 알코올 의존상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재발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비난이 일자, 하이트진로 등 주요 주류사들은 주류업계가 미납출연금을 납부하고 재단운영에서도 손을 떼겠다며 8월6일 주류협회 이사회를 통해 결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별다른 의결 없이 끝났고, 계속되어 온 주류업계의 '꼼수'였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측은 "하이트진로는 주류업계 매출 1위의 회사이며 재단출연을 거부하고 있는 주류협회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며 "2007년 재단출연금 중단시도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한 합의당사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주류협회의 합의서위반과 출연회피에 대해 하이트진로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며 "하이트진로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공익재단 말살을 계속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