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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 이어 구글·SKT 불공정 약관에도 철퇴를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 '하드웨어 품질보증서'에 대해 스크래치 등 표면상 결함의 품질보증을 해주지 않고, 교환 제품에 대한 품질보증기간을 부당하게 단축한 불공정약관이라 판단해 시정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21일 시민단체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가 '아이폰5' 등 애플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사례를 수집해 공정위에 청구한 약관심사청구에 의해 이뤄졌다.
 
소비자 권리를 무시한 애플의 책임회피식 약관에 대해 철퇴를 내린 공정위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결정이 기업위주 약관이 소비자위주의 약관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공정위가 다른 제조사들의 품질보증과 관련된 실태조사를 통해 애플과 같은 소비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막대한 점유율과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은 그 동안 불공정한 품질보증서를 근거로 제조·유통과정 중 발생한 스크래치나 흠집 등의 제품하자에 대해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해 왔다. 이번 시정조치로 인해 새 제품의 흠집도 보증해주지 않아 발생했던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애플의 품질보증 방식이 하자 제품을 신제품 교환이나 환불해주는 것이 아닌 '리퍼제품'인 재활용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애플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명확히 밝혀 소비자를 위해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한 문제가 생긴 이후 자진시정이라는 방법으로 문제를 덮는 모습이 아닌 사전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애플의 품질보증서 시정을 계기로 다른 기업의 품질보증서, 약관 등에 대한 선제적 실태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실련에서 심사청구한 애플, 구글, SKT 등 6개 주요 앱 마켓 이용약관 역시 부당한 환불규정, 일방적 약관 및 서비스 변경, 과도한 면책조항 등 철저하게 기업중심적으로 작성되어 지금 이 순간에도 소비자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빠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