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국내 해운사 시코페트로케미컬社가 도입하는 5척의 중형 제품운반선 건조사업에 1억1300만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시노코페트로케미컬사는 지난해 11월 세계 3대 에너지 기업인 로얄 더치셀(Royal Dutch Shell)과 석유화학제품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이 용선계약 이행을 위해 현대미포조선에 올 1월 선박을 발주한 바 있다.
수은의 이번 금융 제공은 국내 해운사에 선박구매자금 1억1300만달러와 함께 국내 최초로 이 금액에 대해 선박채권보증을 제공한 게 특징이다.
즉, 향후 시노코페트로케미컬사가 채권발행금리와 보증료율을 합한 비용이 대출금리보다 낮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을 상대로 채권발행에 나설 경우, 수은이 이 채권을 보증해주는 것이다.
수은이 이번에 제공한 선박금융은 시노코페트로케미컬社가 채권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상환하게 된다.
이처럼 '선박채권보증'은 국내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구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Bond)을 발행할 경우, 수은이 이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제도다.
이번 '선박채권보증' 제공은 수은이 지난 10월 초 세계 최초로 선박수출거래에 채권보증을 도입한 이래 '국내 해운사의 선박 구매거래에 채권보증을 도입한 최초 사례'다.
김용환 수은 행장은 "지속되는 해운시장 침체로 국내 시중은행들의 선박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선박채권보증은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선박금융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되는 동시에 국내 해운사가 보다 양호한 금융조건으로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며 "선박채권보증을 포함한 선박금융 패키지 지원은 세계경기 침체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국내 해운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수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수은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선박금융부를 '조선해양금융부'로 확대 개편하고 국내 외항 해운사 지원을 전담하는 '해운금융팀'을 독립·신설한 바 있다.
국내 해운사들이 운임하락, 유가급등, 유동성 부족의 3중고로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다수 상업은행 선박금융은 축소되고 있어 최근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수은은 해운금융팀 신설을 통해 국내 해운사 현실에 맞는 '맞춤형 해운금융 패키지'를 제시하는 한편, 취약부문인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해 국내 상업은행 및 정책금융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들은 국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수출중심의 우리 경제에 해운업이 가지는 중요성이 큰 만큼, 국내 해운업계가 불황의 파고를 넘어 회복 사이클로 돌아설 때까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