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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한국만 환율 지속적 하락, 어떻게 봐야하나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최근 하락폭이 커지면서 1050원대로 하락했다. 6월24일 1161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23일에는 1056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최근 확대돼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배경과 시사점'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빠르게 절상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 현대경제연구원(HRI) 실질실효환율지수와 BIS 실질실효환율을 통해 장기균형 수준과의 괴리율을 분석한 결과, 2013년 9월 기준 원화가치가 4.6~9.5% 고평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의 환율과 비교해 보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와 폭은 아시아 신흥국들과 비교해서 가장 빠르고 크게 나타났고, 7월 이후 지속적으로 환율이 하락한 나라는 한국 뿐이다.

◆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배경은

이러한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배경을 살펴보면 수급 측면에서는,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며 달러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상품 수입 축소로 인해 상품수지가 흑자를 지속하고 상품외수지도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을 살펴보면,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연기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은 국내 투자자금으로 유입되며 증권투자가 유입초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해외 차입 상환이 최근 급격이 증가하며 금융계정의 유출초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을 줄여주고 있다.

경제 기초체력 측면에서는, 아시아 신흥국과 비교해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하여 외국인들의 투자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 등으로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 매도세가 7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 시사점은 무엇인가

수급 측면에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은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한국경제의 건전한 기초체력으로 인해 원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화가치 고평가 기간이 장기화 되고 고평가 수준이 확대될수록, 향후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며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환율 하락폭의 확대를 방어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및 장기 외채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에 대해서도 상환을 독려하는 등 환율 방어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외환보유고 확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외환시장의 안정성 확보라는 편익을 감안한다면, 외환보유고를 계속 늘려가야 한다.

개인의 외화 예금 확대를 위한 정책 및 원자재, 원유, 가스 등 우량 해외자산 매입을 확대해야 하며, 환율 급변동에 대비한 선물환 포지션 및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에 대한 적절한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