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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내년 경제·금융시장 저성장 기조 이어질 것'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2014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한국경제가 올해(2.7% 예상)보다 높은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교역 회복에 힘입은 수출증가와 신규투자 압력으로 인한 설비투자 회복이 경기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도 역시 내수부진 고착화와 수출의 경기 견인력 약화로 인해 잠재성장률(3.5~4.0%)을 하회하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며, 정책효과 약화와 민간부문의 회복세 부진으로 하반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저성장 기조 지속과 대외불안에 따른 성장의 하방위험 등으로 한국은행이 201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신흥국 성장둔화 부담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외환수급과 대외신인도 개선에 힘입어 연말에 104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예상,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개선에 한계가 예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세계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감에 따라 한국경제도 2014년에 3%대 중반의 순환적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민간소비는 2014년 중 경기회복과 고용률 상승, 그리고 복지예산 증액 등에 힘입어 2.5% 증가하겠지만,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경기 침체라는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에는 한계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신규투자 압력에 힘입어 6.1% 증가하며 올해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올해 4년 만에 회복세를 보인 건설투자는 SOC 예산 감소와 공공주택 공급 축소 등으로 내년에는 증가세가 1.3%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선진국 수요 회복과 중국의 경기둔화 완화로 6.6% 증가할 전망이지만,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와 신흥국 금융불안 가능성 등이 수출의 회복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은 설비투자 회복과 수출 증가로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7.8% 증가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며, 경상수지는 올해보다 흑자규모가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48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2014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의 하단인 2.5%를 하회하는 등 저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부진한 성장과 인구 고령화 등으로 총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기준금리 연중 동결 예상, 원·달러 환율은 1040원까지 하락할 전망

대내외 경제의 완만한 회복속도와 대외불안에 따른 성장의 하방위험 등으로 한국은행이 201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시장금리는 美 출구전략과 성장률 회복 등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 평균은 3.07%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취약업종의 업황부진으로 회사채 시장내 등급별·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05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연말 1040원으로 전망했다. 장보형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등 원활한 외환수급과 대외신인도 개선이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美 재정정책 및 출구전략 논란과 이로인한 신흥국 성장둔화 등은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 정책효과에 힘입은 성장세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되기에는 여건이 녹록치 않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책효과에 힘입은 성장세가 민간부문의 회복으로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을지가 2014년 한국경제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부담과 보수적인 투자관행, SOC 예산 축소 등을 감안할 때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여건이 녹록하지 못하다"며 "단기적인 부양책도 중요하지만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과 리스크 관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