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힘써야할 LH공사가 여전히 건축비 거품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민주당 박수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금자리주택 서초A2블록의 준공내역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LH는 건축비 부풀리기를 통해 해당 블록에서만 506억원의 이득을 거뒀다.
서초A2블록은 반값아파트로 불린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주변시세의 절반인 3.3㎡당 1026만원으로 공공분양돼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경실련이 입주자모집공고문과 준공내역서의 건축공사비를 비교한 결과 3.3㎡당 150만원, 총 506억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도급업체의 준공내역서를 토대로 한 자료이며 철저한 경쟁입찰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하도급단계에서는 공사비가 더욱 낮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LH가 진정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했다면 3.3㎡당 875만원에 분양했어야 했던 것이다.
선분양제에서 입주자모집시 공개되는 공사비는 분양가의 근거가 된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의 공사비 총액은 시행사(LH)의 설계를 토대로 산출되며, 준공내역서는 도급건설사의 준공내역을 토대로 작성된다. 이번 비교에서는 사용내역 확인이 불가능한 시행사의 간접비(설계, 감리 등)는 제외하고 토목, 건축, 기계설비, 전기, 통신, 조경, 가산비 등 직접공사비와 일반관리비, 이윤 등 시공사의 간접공사비를 합친 건축공사비만을 대상으로 입주자모집시 공개한 금액과 비교했다.
비교결과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3.3㎡당 489만원이었던 건축공사비가 준공당시에는 339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소비자들에게는 3.3㎡당 1000만원에 분양했지만 실제로는 875만원만을 사용한 것이다. 이는 평당 150만원, 세대당 4700만원 차이로, LH는 총 506억원의 건축비 차액을 이득으로 거둬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LH가 후분양을 실시했다면 원하도급내역 등 정확한 건축공사비를 통해 LH의 분양가를 더욱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도급업체의 준공내역서로는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LH의 간접비 내역을 확인 할 수 없어, 실제로는 LH가 이보다 더한 차액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LH는 준공 1년밖에 안된 자료를 폐기했다는 사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분양가분석은 LH의 자료제출 지연으로 강남·서초 보금자리지구 반값아파트 중 서초A2 한 블록만을 대상으로 했다. 경실련과 박수현 의원실은 같은 시기 반값아파트로 분양됐던 나머지 강남 지구들에 대해서도 차후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힘써야할 LH공사가 여전히 건축비 거품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음이 이번 분석을 통해 증명됐다"며 "LH공사가 아파트 건설에 소요되는 원하도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에게 분양가 거품을 알리고 더욱 싸고 질 좋은 아파트를 공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