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경기가 어려워 정상적으로는 영업목표달성이 어렵자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연고자 명의를 빌린 임의 계약 및 해약, 보험료 유용 및 대납을 일삼고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단적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보험왕'이 구속됐다. 이들은 무자료 거래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인쇄업자로부터 각각 보험 150여개, 200억원 규모를 관리하며 '갈아타기' 등으로 실적을 올려 10여년간 보험왕을 거머쥐었고, 이 댓가로 고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비자금을 조성토록 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험왕' 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에 만연한 보험설계사들의 연고관계를 이용한 임의 계약 및 해약, 승환계약 등의 불완전 판매, 불법적 리베이트, 보험료 유용 및 임의대납 등 고질적 악습에 대한 일제 조사로 불건전 영업을 강력히 뿌리 뽑아야 한다.
최근 불경기로 보험설계사들이 정상적으로는 영업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자 친인척의 명의를 빌려 임의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자폭계약'을 만들어 내거나, 소비자의 동의없이 임의로 보험계약을 성립시켜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실제 사례로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삼성생명에 남편과 어머니 종신보험, 가족의료실비 포함 총 3건의 보험(월 58만1240원)에 가입했다. 하지만 설계사가 3년 동안 마음대로 3번씩이나 해약하고 다시 보험을 임의로 가입한 사실을 알게 됐다. 원래 보험료를 자동이체 시켜놓았지만 언제부터 설계사 통장으로 입금되게 바꿔 놓고 회사에는 보험료도 제대로 내지 않고 설계사가 마음대로 허위계약을 작성하는데 사용했다. 삼성생명에 항의했지만 회사측은 설계사와 소비자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다른 사례로 식당을 하는 한모씨는 손님으로 오던 교보생명 설계사가 보험을 들라며 자주 채근하다가, 어느날 자신이 시상으로 목돈을 타려고 한다면서 사인만 좀 대신 해달라고 청약서를 들고 왔었다. 보험료는 자기가 낼테니 걱정말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회사에서 전화오면 잘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한씨는 절대 본인 계좌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고 보험설계사는 걱정말라고 대답했지만, 교보생명에서 5달째 매월 14만원의 보험료가 한씨도 모르는 채 인출되고 있었다.
이렇게 보험설계사가 불완전판매와 불건전·비정상 영업행위를 해도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의 개인적인 잘못으로 책임을 전가시키거나, 간혹 보험사가 책임을 진다해도 보험설계사에게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행사하므로 소비자는 보험설계사와의 연고 때문에 현실적으로 책임추궁도 쉽지 않다. 결국 손해를 그대로 떠안는 것이 다반사다.
보험사들은 보험설계사들을 철저한 직업윤리 교육없이 영업현장으로 내몰것이 아니라 철저한 윤리교육으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비정상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처벌해 이러한 행위를 근절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