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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2월 들어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국제금융시장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엔화·달러화 등 안전자산 강세 및 신흥국 통화·주가 약세 등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추 차관은 "한국 경제는 외화유동성 등 기초 체력이 좋고 현재 이슈가 되는 신흥국들과 교역·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면서도 "다만 최근과 같은 세계 경제의 대전환기에는 작은 위험요인도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커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 차관은 "특히 취약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국가가 점차 늘어난다는 점, 최근 시장불안이 동유럽, 아시아, 남미 등 신흥국 주요 권역별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도 상존한다"면서 "아직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대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경로를 살피면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의 정치 불안,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세계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면서 서방권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제유가가 큰폭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2.33달러(2.3%) 오른 배럴당 104.92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마감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이래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1.81달러(1.66%) 뛴 배럴당 110.88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러시아는 세계 대표적인 에너지 생산국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2년 러시아의 산유량은 세계 2위로 전체 공급량의 12.6%를 차지했다. 특히 천연가스 생산량은 세계 1위였다. 러시아는 하루 5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유럽으로 향한다.
따라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면 세계 에너지 공급량이 크게 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