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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계획된 기업 투자 조기집행 해달라"(종합3보)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박초롱 기자 =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주요 기업인들에게 세월호 참사 이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경제활동을 재개해달라고 5일 당부했다.

 

아울러 계획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새로운 투자·고용을 확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재계는 이러한 정부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다. 지방선거가 끝난 것을 기점으로 정부와 재계가 본격적으로 내수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30대 그룹 사장단과 모임을 열고 "세월호 사고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투자와 고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었으나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 소비·서비스업 분야가 영향을 받았다"며 "위축된 경제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하방위험이 여전하다는 경기 인식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현 부총리는 기업들을 향해 재차 '일상으로의 복귀'를 강조했다.

그는 "그간 연기·취소했던 마케팅 등 정상적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세월호 사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운 소비 보완 노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계획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는 한편 새로운 투자를 확대하고,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채용하는 등 본연의 기업활동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소비가 둔화했지만, 다행히 세월호 사고의 영향이 경제 전반에 파급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4월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세월호 사고의 직접적 영향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이 보합세를 유지했고 설비투자와 건설부문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들어 신용카드 사용, 백화점·할인점 매출, 문화시설 이용이 개선되는 등 희망의 조짐도 비치고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약화했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면밀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달 말 발표하는 '201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민생경제를 살리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과 30대 그룹 사장단과 회동을 갖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과 30대 그룹 사장단과 회동을 갖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참석한 기업인들은 하반기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차질없이 집행하겠다고 화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005930] 강호문 부회장은 투자계획의 차질없는 집행을 강조했고 현대자동차[005380] 박광식 부사장도 "계획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액은 "개별 기업이 공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아울러 경제계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 휴가 연중분산, 마케팅 등 기업행사 지방개최 등 일상적 경영활동이 민생경제 활성화와 문화·관광 분야의 수요촉진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제계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조기 혹은 정시퇴근을 유도하기로 했다.

하계 성수기로 집중된 임직원의 휴가는 연중으로 분산하고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관광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기업과 농촌 간 자매결연을 늘리고 세미나나 직원 연수를 지방에서 개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가맹점이나 계열사, 협력업체 대상 각종 행사나 소비자 대상 광고 행사 등은 계획대로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SK그룹은 앞으로 100억원을 집중적으로 풀어 임직원의 휴가, 또는 주말에 사용토록 하는 등 침체된 내수경기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100억원 어치의 국민관광상품권을 구입, 임직원들이 주말이나 휴가기간 중에 국내 관광, 문화, 음식 등에 사용토록 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모임에는 강 부회장과 박 부사장 외에도 문종훈 SK그룹 사장, 조석제 LG화학 사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이영훈 포스코 부사장, 김정래 현대중공업 사장, 오규석 대림 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