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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수 살리기 발벗어…개각이 변수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과 30대 그룹 사장단과 회동을 갖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계 인사들을 만나 투자 등 경제활동을 독려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과 30대 그룹 사장단과 회동을 갖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계 인사들을 만나 투자 등 경제활동을 독려했다.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6•4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수가 수출에 비해 침체돼 있었고 세월호 참사로 타격마저 입으며 내수 경기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의 공백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 결과 야당이 승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의 골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선거후의 개각 일정으로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경제팀을 개각 범위에 넣을지도 이른 시일내에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살리기에 정책 총력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4 지방선거가 종료된 다음날인 5일 30대 그룹 사장단으로 대표되는 경제계와 ‘정상적 경제활동 복귀를 위한 경제계와의 조찬 모임’을 가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리고자 경제주체들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참석한 기업들에는 기업 본연의 활동인 투자•고용에 더욱 매진하는 한편 그동안 연기•취소했던 마케팅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해달라고 당부했다.

현 부총리의 이런 행보는 1분기 경기 지표에서 민간 소비가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의문 부호가 찍힌 가운데 나왔다.

정부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로 잠시 공백을 빚은 경제정책이 선거 이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로 미뤄졌던 공공기관 워크숍이 지난달 26일 열린 이후 정부의 궤도 복귀 움직임이 서서히 빨라지고 있다.

이번 달 대통령이 주재할 무역투자진흥회의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6월말), 세법개정안(7월), 내년 예산안(9월) 등 예정된 행사와 정책 발표 준비에 집중도를 높이고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개각 앞서 현안서 추동력 약화 우려

하지만 선거 후의 개각 등으로 정부와 여당의 추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조각 수준의 규모가 예상되는 내각 개편은 경제 정책의 불투명성을 비교적 오랫동안 초래할 우려가 있다.

특히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 교체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정책의 연속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각 개편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정책 집행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

6•4 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경기•인천•부산을 포함해 8곳에서 승리하는 등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기존 경제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는 세월호 참사 등 여파로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다. 무분별한 규제개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강력한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방침은 유지되겠지만 세월호 사고에 따른 안전 규제 강화 필요성 때문에 추진력은 약해질 수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거 이후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겠지만 기존 정책과 더불어 소비•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정책 동력에 힘이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규제개혁 등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일부 정책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개각이 이뤄지더라도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지는 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