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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②단단해지는 한중의 경제유대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밀착관계를 한층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양국이 수교 22년째를 맞으면서 어느 때보다 밀접한 경제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상외교를 통해 이를 한 단계 격상시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양국의 가장 큰 경제 현안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하는 문제에 대해 비중 있게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 정상회담을 열고 "높은 수준의 한중 FTA 체결을 목표로 한다"면서 "협상을 조속히 다음 단계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힌 데 이어 '결실 보기' 수순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잔더빈(詹德斌) 상하이대외무역학원 교수는 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시 주석의 방한에서는 양국 협력 강화 방안 모색과 북핵문제에 대한 메시지 전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한중 FTA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국에서 11차 협상을 벌여 공정거래를 비롯한 경쟁 관련 법규의 일반 원칙에 합의하고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한중 FTA 협상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이달에는 한국에서 12차 협상이 열린다.

중국은 한중 FTA 타결이 미국 일변도의 경제체제에 맞서 자신들이 중심이 되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한중일 FTA 협상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시 주석의 방한 시 중국 기업인들이 대거 수행하면서 양국 간 풍성한 경제협력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시 주석 방안에 맞춰 오는 3~4일 한국과 중국 기업인 450여 명이 참석하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방한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위안화 직거래 문제나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사안은 한중 간 탄탄한 경제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층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는 데 있어 긴요한 미래 지향적 이슈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중국 중심의 경제시스템 구축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강도 높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협력 확대 논의가 녹록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아시아지역 안보협의체와 더불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등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지역 경제문제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은 물론 미국의 영향력까지 견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지만 한국은 온도차를 보이는 상태다.

AIIB는 중국이 창설을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지원 체계로, 미국이 탐탁지 않게 보는 가운데 한국은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공동 번영과 협력 시대를 여는 방안으로 시 주석이 주창하는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도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맞서 배후 기지를 구축한다는 안보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문형 한국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협상에 속도를 내자는 합의를 재확인하는 차원은 가능하겠지만 중국 중심의 경제시스템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특정 사안보다 상호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폭넓은 협력방안 모색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