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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단기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동부그룹이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과의 공동관리(자율협약) 결정으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2일 금융권과 동부그룹에 따르면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동부그룹의 회사채 가운데 연내(하반기) 상환해야 할 금액은 5개 계열사(동부제철·동부CNI·동부메탈·동부건설·동부팜한농)에 총 4천244억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이 지난주 자산(인천공장) 매각이 무산되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를 촉발시킨 동부제철의 회사채 1천100억원이다. 7일 700억원, 다음달 26일 4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동부제철은 한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전날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11개 채권 금융기관이 자율협약에 최종 합의하면서 활로를 찾게 됐다.
그 사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도로 포스코에 넘기려다 무산된 인천공장 매각 재추진을 포함해 한층 강도높게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과 함께 단기 유동성 위기를 가중시킨 동부CNI의 올해 회사채 만기 물량은 700억원 규모다. 7일 200억원, 14일 300억원 등 이달에만 5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동부그룹은 자체적으로 4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으며, 동부CNI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차환 지원이 어려워진 산업은행 보유 물량 100억원에 대해서도 추가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비금융 부문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는 한때 법정관리까지 거론되면서 그룹 해체 우려를 낳았으나,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의 자율협약 결정과 함께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다.
동부건설은 9월 만기인 500억원의 회사채와 11월 만기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미상환 물량 344억원이 있다.
하지만 만기까지 다소 시간이 있고 동부건설이 지분 60%를 보유한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재매각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자금 조달이 무난할 것으로 동부그룹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동부메탈이 600억원, 동부팜한농이 1천억원 규모의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를 안고 있지만, 이들 양사는 자금 사정이 양호해 자체 해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이 불발되면서 급속히 확산됐던 동부의 유동성 위기는 일단 진화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는 요원한 데다 자구계획 이행이 지연되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