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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법정관리 신청…향후 재기 가능 할까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팬택이 12일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를 신청했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했다.

팬택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이준우 대표 명의로 이동통신3사 대표와 마케팅담당에게 마케팅 신청을 알리며 사과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지난 6월 법정관리 기로에 섰다가 이통사들이 팬택 채권의 상환유예를 결정하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지속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다시 단말기 추가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팬택은 “더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서울 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며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환경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역량을 모아 분골쇄신의 자세로 하루라도 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팬택은 앞서 채권단 실사에서 계속 기업가치(3천824억원)가 청산가치(1천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법정관리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가 중심이 돼 휴대전화·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한국의 시장 여건상 팬택이 법정관리 하에서도 설 자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팬택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나마 선전하고 있던 해외시장에서 계약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서면 팬택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혼란이 올 수 있다. 팬택은 앞서 워크아웃 이전에 인력감축 등을 통해 사실상 전체 인력의 3분의 1가량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팬택은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로 간주돼왔는데 주요 인력이 빠져나가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팬택이 어려운 회생 절차를 거쳐 회사를 유지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회사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팬택이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인 만큼 해외에 기업이 매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세계 2대 휴대전화 시장인 인도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마이크로맥스는 앞서 실제로 팬택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마이크로맥스 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이 팬택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나 인도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내수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거대해졌지만, 스마트폰 기술력은 아직 국내 업체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팬택을 인수해 단번에 기술력과 노하우를 얻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팬택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지역에 매각되면 국내 스마트폰 기술이 해외로 넘어가게 된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